더 일찍·더 오래 자는 청소년, 또래보다 지능 높다

  • 동아닷컴
  • 입력 2025년 4월 23일 09시 25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일찍 잠자리에 들어 더 오래 자는 십대들이 또래보다 지능이 뛰어나고 인지 검사에서 더 좋은 성적을 받을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000명 이상의 십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취침 시간이 가장 빠르고 길며, 가장 낮은 수면 중 심박 수를 기록한 청소년들이 읽기, 어휘, 문제 해결과 다른 인지 검사에서 다른 청소년들보다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수면은 우리 몸의 기능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잠을 자는 동안 뇌에 축적된 독소가 제거되며, 뇌 연결이 강화되고 정리되어 기억력, 학습 능력, 문제 해결 능력이 향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면은 또한 면역 체계를 강화하고 정신 건강을 개선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청소년기에는 수면 패턴이 바뀐다.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늦어지고 수면 시간이 줄어들어 생체 시계에 영향을 미친다. 이 모든 일이 뇌 기능과 인지 발달에서 중요한 성장기와 일치한다. 미국 수면의학회에 따르면 13~18세 청소년은 하루 8시간에서 10시간의 수면을 취하는 게 이상적이다.

연구를 주도한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임상 신경심리학과 바바라 시하키안 교수는 “규칙적으로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은 인체가 제대로 기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성인기와 노년기 수면에 대한 연구는 많이 이뤄진 반면 청소년들이 얼마나 오래 자는지, 그리고 수면 시간이 뇌 기능과 인지 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관한 연구는 부족하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국제 학술지 셀 리포트(Cell Reports)에 논문을 발표한 케임브리지 대학교와 중국 상하이 푸단 대학교 연구자들은 미국에서 이뤄진 대규모 장기 연구인 청소년 뇌 인지 발달 연구에 참가한 청소년 3222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들은 뇌 촬영, 인지 검사와 함께 손목에 착용하는 활동량 계 피트비트(Fitbit)를 통해 수면시간과 수면 중 심박 수 등을 측정 했다.

참가 청소년들은 세 집단으로 나뉘었다.
첫 번째 집단(약 39%)는 가장 늦게 잠자리에 들어 가장 일찍 일어나며, 평균 수면 시간은 7시간 10분 이었다.
두 번째 집단(약 24%)은 평균 7시간 21분 동안 수면을 취했다.
세 번째 집단(약 37%)은 가장 일찍 잠자리에 들고 가장 오래 자며 수면 중 심박 수 가 가장 낮았다. 이들은 평균 7시간 25분 동안 수면을 취했다.

연구 결과, 수면 습관이 가장 좋은 청소년들조차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것보다 수면 시간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도 사정은 비슷하다. 작년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행한 ‘학생의 정신건강 실태와 향후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중고생의 적정 수면시간(하루 8시간) 충족률은 2023년 기준 초등 저학년 52.0%, 초등 고학년 40.4%, 중·고등학생 20.1%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논문 캡처.
논문 캡처.

각 집단 간 교육 성취도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인지 검사(어휘력, 독해력, 문제 해결 및 집중력)에서 차이가 났다. 세 번째 집단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두 번째 집단이 그 뒤를 이었고, 첫 번째 집단의 점수가 가장 낮았다.

뇌 촬영 영상 분석 결과, 세 번째 집단의 뇌 부피가 가장 크고 뇌 기능 또한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하키안 교수는 “수면 시간의 차이가 15분에 불과했음에도 불구하고 뇌 구조와 활동, 과제 수행 능력에서 차이가 있었다. 이시기에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한 수면 시간의 미세한 차이가 시간이 지날수록 쌓여 결과에 큰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심박 수도 분석했는데, 세 번째 집단이 가장 낮고, 첫 번째 집단이 가장 높았다. 낮은 심박 수는 건강 상태가 더 좋다는 것을 의미하며, 높은 심박 수는 불안정한 수면, 잦은 각성(자다 깨다를 반복), 과도한 주간 졸음과 같은 수면의 질 저하와 관련이 있다고 연구자들은 설명했다.

청소년기에 정신적 능력을 향상시키려면 더 일찍 더 오래 더 깊이 자야한다. 연구자들은 규칙적인 운동과 함께 잠들기 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컴퓨터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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